의령군 가례면 대천마을의 전래지명은 한내이다. 또한 어은동이라고도 불렀다. 말골, 만애골, 만능골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마을을 이루고 있는 산세의 지형이 말과 같다 하여 붙여진 지명이거나, 앞역들에는 말을 방목하였다. 그래서 말과 어떤 연관성을 지닌 지명으로 여겨진다.
이 말골에는 원래 2개의 막돌탑이 있었다고 한다. 위치는 마을 앞으로 흐르는 개울 건너 평촌과 경계를 이루는 큰 회나무 아래와 지금의 막돌탑 자리이다. 그러나 1970년대 새마을운동 때 두 탑을 모두 헐어버렸다고 한다. 그런데 돌탑이 헐린 후 마을에는 액운이 자주 일어나 마을 노인들이 논의하여 훼손된 채 방치된 마을 안의 돌탑을 옛 모습대로 복원시킨 것이라 한다.
마을에서 조산이라 부르는 이 막돌탑의 규모는 1m 50cm 정도의 높이에 둘레가 1m 정도로 머리에는 말의 형상과 같은 꼭지돌을 얹었다. 흡사 말이 뛰는 것 같은 꼭지돌인 석마는 머리를 건넛마을 평촌으로 향한 채 우뚝 서 있다. 다른 마을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한 꼭지돌이다.
우리의 민간신앙에서 말은 상서로운 동물로 신앙의 대상이었다. 마을어귀나 서낭당에 모셔진 말은 잡귀나 질병을 퇴치하고 마을을 안전하게 지켜 주는 수호신으로 믿어왔다.
이렇게 상서로운 말 모양의 꼭지돌을 말골마을에서도 조산 위에 세운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꼭지돌은 새마을운동 이후 한동안 길섶에 방치되어 있다가 주민들이 다시 복원한 것이다. 돌탑이 예전처럼 복원된 후로는 마을에 탈이 생기지 않고 평온을 되찾게 되었다는 것이다. 지금도 정월 초여샛날이면 주민들이 정성을 모아 동제를 올린다고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