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 군수님께서 복당하셨습니다 … 지역당직자도 몰라
‘국민의힘 당원교육’ 통해 수면 위로 … 최근에야 사실로 확인
지역정가, 반발여론 의식 ‧ 판결에 정치적 후광 이용할 ‘꼼수’ 분석
소문으로만 떠돌던 오태완 의령군수의 국민의힘 복당이 사실로 확인됐다. 오 군수의 비공개 복당을 놓고 지역정가에서는 반발여론을 의식한 조심스런 행보였다는 해석과 성추행판결에 정치적 후광을 이용하기 위한 ‘꼼수’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국민의힘 경남도당 관계자는 지난 1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오 군수가 국민의힘에 복당한 사실을 인정했으나 시기는 밝힐 수 없다고 했다. 김형규 의령군수 비서실장도 복당사실은 알지만 언제인지는 시기는 알지 못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의령군 당직자는 지난달 경남도당에 확인을 요청해서야 알게 되었으며 복당시기는 1월중인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달부터 의령지역에 나돌던 오 군수의 복당설이 수면으로 떠 오른 것은 지난 4일 밀양에서 열린 ‘국민의힘 밀양‧의령‧함안‧창녕 당원교육’에서였다. 이 행사에 참가했던 의령지역당원들은 당황했다. ‘국민의힘 소속 경남지역 시장, 군수님들의 인사말’ 순서에 오태완 군수가 마이크를 잡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 행사에 다녀온 당원들에 의해 ‘오 군수가 복당한 것 같다’는 소문이 삽시간에 퍼지면서 가시화됐다.
오 군수는 지난해 의령군수선거에서 국민의힘 공천을 받았으나 성추행혐의로 재판중에는 공천을 받을 수 없다는 법원판결에 따라 공천이 취소되자 탈당했다. 그리고 “꼭 당선되어 복당해 집권여당의 군수로 돌아오겠다”고 공언했었다.
그렇다면 탈당해 무소속으로 당선된 오 군수는 왜 국민의힘 복당사실을 의령지역 당원과 군민들에게 당당하게 알리지 못한 것일까?
지역정가 일각에서는 재판을 이유로 든다. 성추행재판 중인 오 군수가 복당사실을 공식적으로 알리게 되면 지역에서 일게 될 반발여론을 의식해서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5월26일 국민의힘 경남도당은 오 군수처럼 탈당해 무소속 후보로 출마한 후보들을 심각한 해당 행위자로 규정하고 “‘무소속으로 당선되면 복당한다’는 프레임으로 당을 분열시키고 있다”며 개인 영달을 위해 당을 저버린 무소속 후보의 재입당을 불허한다는 성명을 냈었다.
다른 일각에서는 복당보다는 복당시점에 재판과 관련한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입당을 해도 성범죄로 재판 중인 당원은 윤리규정에 따라 당원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없으므로 복당 자체는 실익은 없으므로 복당한 시기가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오 군수가 국민의힘에 복당하려면 2월10일 1심에서 무죄를 받고 당당하게 복당신청을 할 수 있었음에도 1심 선고를 앞 둔 1월에 비밀리에(?) 복당한 것은 여당인 국민의힘 후광에 힘입어 재판부의 판결을 최대한 유리하게 이끌어 내 보려는 시도였다는 것.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당원의 복당 여부에 관한 1차적 권한은 도당에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당원규정 제5조는 ‘탈당한 자가 무소속 후보로 기초단체장에 출마한 경우 해당행위의 정도가 심한 자가 입당 신청을 한 경우 시도당은 최고위원회의의 승인을 얻어 입당을 허가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서다. 경남도당에서 어떤 절차를 거쳐 오 군수의 복당을 승인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입당에 대해서도 공식적인 확인은 하지 않았으며 간접적으로 시인했을 뿐이다.
한 의령군민은 “재판부가 ‘꼼수’부리는 오 군수가 괘심해서 중형을 때린 것 같다”고 했다. 다른 군민은 “텃밭이라고 지역여론은 무시하고 지들 맘대로 공천하고 사고치고 힘없는 지역민들만 골탕 먹이는 국민의힘이 언젠가는 패가망신할 날이 꼭 올 것”이라며 분개했다. 어느 국민의힘 당원은 “처음 군수로 나설 때부터 당 조직을 무시하고 사조직 중심으로 선거를 치르더니 이제 와서 지역당원들도 모르게 복당했다니 기가 찰 노릇”이라고 허탈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