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의령군수 경선결과가 지연되면서 오태완 군수의 경선참가 여부가 지역정가의 핵심이슈로 떠올랐다.
국민의힘 경남도당은 21일 조해진 국회의원의 지역구인 밀양, 창녕, 함안 3곳의 자치단체장 경선후보를 발표했다. 조 의원의 지역구 4곳 가운데 의령군만 빠진 것. 이를 두고 지역정가에서는 갖가지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오 군수의 경선 컷오프’ 문제를 두고 도당 공심위를 둘러싼 파워게임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 도당 공천신청이 있기 훨씬 전부터 지역에서는 오 군수가 경선문턱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어 왔다. 검찰이 오 군수의 ‘여기자 성추행 사건’을 기소했기 때문이었다.
경남뿐만 아니라 전국적 이슈가 됐던 이 사건 직후 오 군수는 기자회견까지 열어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지만, 이 사건이 올해 초 재판에 회부되면서부터 오 군수의 컷오프는 지역정가에서 정설로 굳어지고 있었다. 오 군수도 이를 대비해 무소속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이 지역에 파다했다.
지난 18일 경남도당에서 있었던 오태완, 서진식, 김정권 의령군수 공천신청자들의 면접에서 있었던 한 여성 공심위원의 질타가 이를 반영한다. 이 자리에서 공심위원은 오 군수의 ‘도덕적 자질’을 비난하면서 오 군수의 공천신청 자체를 문제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국민의힘 경남도당은 23일 오전 현재까지 의령군수 공천에 관련한 어떤 발표도 내 놓지 않고 있어 예정 수순일 것 같았던 ‘오 군수의 경선컷오프’ 문제가 도당 공심위의 ‘뜨거운 감자’가 되었음을 추측하게 한다.
경남도당 홈페이지 게시판과 지역정가의 목소리를 종합하면, 공심위 회의가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은 공심위 부위원장인 강민국 진주을 국회의원이 오 군수의 경선 참가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기 때문. 강 의원이 오 군수 편을 들고 나선 이유는 일종의 보은 차원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진주에서 2016년 국회의원, 2018년 진주시장에 출마해 연거푸 고배를 마신 오 군수는 2020년까지 진주을에서 총선을 준비하고 있다가 의령군수 보궐선거 출마로 방향을 틀었다. 그 때문에 그 빈자리를 강 의원이 무난히 차지할 수 있었다는 연유로 오 군수를 돕고 있다는 것이다.
공심위 밖에서는 ‘오 군수의 경선오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경남여성복지상담소‧시설협의회는 21일 국민의힘 경남도당을 방문해 “공천심사 주요기준인 ‘도덕성’ 항목에 ‘성범죄 고발 대상 및 연루자, 재판중에 있는 자를 포함하여 성비위 검증을 강화 할 것’을 요구하는 요청서를 전달했다.
경남여성단체연합, 경남여성장애인연대, 경남여성회 등의 단체들도 22일 경남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폭력, 가정폭력, 성매매 등의 행위를 저지른 부적격 후보를 퇴출하라”는 내용이 담긴 요청서를 경남도당에 제출했다.
의령군 전직 군수들과 전직 군의장들도 최근 성추행으로 의령군민과 국민의힘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재판을 받고 있는 오 군수의 경선배제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공심위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민의힘 경남도당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경남도내 지자체장의 공천과 관련한 다양한 게시글들이 우후죽순처럼 올라와 있다. 그 가운데서도 의령군수 공천과 관련한 글이 압도적으로 많아 세간의 관심을 입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