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립화장장 2차 공모결과는 ‘꽝’

2023-05-26     박익성 기자

의령군, ‘군민 76%가 찬성’ 선전 … 꼼수 조사 ‘비난’

애초 무리수인 공약 밀어붙이기 … 3차 공모 검토

 

의령군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공설화장장 건립사업이 2차 응모에 신청하는 마을이 나타나지 않아 난관에 봉착했다.

의령군은 지난 18일 군립화장장 건립에 대한 여론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의령군은 보도자료를 통해 “조사결과 76.1%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화장장 건립에 가속도를 붙이게 되었다”며 추진의지를 피력했다.

그러나 화장장 건립에 대한 의령군의 적극적인 태도와 대대적인 언론홍보에도 불구하고 지난 23일 화장장건립 제2차 부지신청마감일까지 응모한 마을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의령군은 의령군민 압도적 다수가 화장장 건립을 원한다는데 정작 그 의령군민은 누구도 화장장을 지어달라고 원하지 않는 것이다.

이처럼 이상한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여론조사전문가들과 일부 군민들은 이번 여론조사가 군의 정책을 밀어붙이기 위한 ‘꼼수’ 조사였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의령군은 올해 1월에도 화장장 건립을 위한 주민설문조사를 했었다. 의령주민 290명을 대상으로 한 이 대면설문조사에서는 78.6%의 주민이 찬성했다. 최근의 여론조사결과와 다를 바 없다. 군이 이러한 조사결과를 두고 응답자수만 1월의 두 배인 600명으로 늘여 같은 내용의 여론조사를 다시 한 까닭은 애초에 무리수인 화장장 건립을 밀어붙이기 위한 명분 쌓기였다는 것이다.

여론조사에 사용한 질문내용을 그 근거로 든다. 전문가들은 주민들이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기피시설로 인식하는 화장장과 같은 공공시설은 단순한 찬반의견보다는 지역적합도 조사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른바 님비(NIMBY)현상 때문이다. 님비는 주민들이 공공의 이익은 되는 위험시설, 혐오시설 등이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들어서는 것을 강력하게 반대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를 감안해 화장장 건립에 대한 주민들의 의사를 정확히 묻기 위해서는 의령군에 화장장이 필요한지 여부는 물론 어느 지역이 적합한지도 물어야 했다는 것이다. 의령군내 어느 면에 건립했으면 좋은지, 더 나아가 우리 마을 인근에 화장장을 건립해도 찬성할 것인지를 물었어야 했다는 것이다. 실제 다른 지역 여론조사에서는 그렇게 조사를 한 사례도 있다. 그러나 의령군은 두 번 모두 화장장 건립에 대한 찬반의견만 묻는 데 그쳤다.

담당부서인 주민행복과 구강회 과장은 공모마을이 한 곳도 없는 2차 공모결과에 대해 “군수에게 응모결과를 보고한 뒤 지시에 따라 3차 공모 실시 등 추후 추진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